삼손을 사사라고 할 수 있을까요? | 목회칼럼 | 하남교회 | 윤길주 목사
사사기는 사사들이 다스렸던 시대를 "사람들이 자기 생각에 옳은 대로 살았던 시대"라고 평가합니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았던 사람들 중에 사사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사사기는 감추지 않습니다. 사사들은 백성들이 완전히 믿고 의지할 정도로 성숙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약점이 많고, 미숙하며, 허물 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사사들 중에 가장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이 삼손입니다. 삼손은 다른 사사들과 달리 태어나기 전부터 하나님께서 구별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삼손을 평생의 나실인으로 구별하셨습니다. 나실인이면서 사사인 삼손에게 맡겨진 일은 블레셋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일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사십 년 동안 블레셋의 지배 아래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삼손은 특별히 구별된 사람이었지만 가장 무책임한 사사가 되었습니다. 나실인으로 구별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정결함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가볍게 생각하고 함부로 행동했으며, 육신의 즐거움을 위해 살았습니다. 삼손은 절제를 배운 일도 없었고 절제의 중요성을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놀라운 힘은 육신의 즐거움을 위해 허비되고 말았습니다.
삼손은 단 한 순간도 백성을 이끈 일이 없습니다. 그는 언제나 혼자 움직였습니다. 자신이 가진 힘을 과신한 결과입니다. 백성들을 이끌고 백성들과 함께 하는 일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사사는 백성들의 지도자가 되어야 했지만 삼손은 백성들을 이끄는 일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백성들도 삼손을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삼손이 가진 힘을 알고 있었지만 삼손에게 자신들을 이끌어 달라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은 삼손에게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삼손이 활동하던 시기 백성들은 단 한 순간도 하나님께 부르짖지 않았습니다. 사사기에 반복되는 순환 구조가 있습니다. 백성들이 하나님을 떠나 범죄하고, 하나님께서 이방인들의 손에 백성들을 넘기면, 백성들이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 그 부르짖음 후 사사를 보내셔서 백성들을 구원하십니다. 그러나 삼손의 시대에는 백성들의 부르짖음이 없습니다. 백성들은 더 이상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삼손이라는 이름은 태양의 사람 혹은 빛의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삼손은 평생 죄의 어둠 속에 살다가 결국 두 눈을 잃고 말았습니다. 삼손은 완전한 어둠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빛을 완전히 잃어버린 후에야 삼손은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블레셋의 경기장에서 삼손은 블레셋 사람들과 함께 최후를 맞이합니다. 영광스러운 사명을 받았지만 비참하게 끝난 인생입니다. 삼손은 사명을 잃은 채 방황하는 이스라엘의 표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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